명절 연휴가 북한의 미사일 발사로 온통 뒤숭숭하다. 채널이 많아졌어도 요즘 TV를 틀면 나타나는 풍경은 두 가지로 간추려진다. 하나는 그저 웃고 노는 예능, 다른 하나는 정치(종편은 북한 추가). 성격은 다르지만 그 효과는 하나로 모아진다. "사유하지 말고 그저 웃고 즐기다가 정치적 판단은 우리가 지시하는대로 해라." 한편으로는 이성을 마비시키고, 한편으로는 혐오를 조성하여 판단을 통제한다. 결국은 이미지 원폭의 투하인 셈이다. 쿤데라가 "이미지에 대한 저항 능력이 지적 수준의 척도"라고 했던 이유이다. 집요하고 비열한 권력의 게임이 가증스럽다. 단박에 저 허위체계를 무너뜨릴 방법과 힘은 없다. 아무것도 모르는 듯 즐기다가, 기회가 오면 준비된 것을 터뜨려 일거에 승기를 장악해야 하는데 지난한 싸움이다. 명절 해프닝은 한반도 사드 배치로 귀결되는 막장드라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