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은 거래이다. 주고받는 것이다. 물건을 주고받고, 마음을 주고받는다. 돈으로 셈을 하고, 때로는 그 셈이 보이지 않는다. 교육, 종교, 아니 그런 건 없다. 거래 과정과 표지를 은폐하고 있거나, 다른 것으로 포장하고 있을 뿐이다. 강의와 저술, 다를 게 없다. 고상하고 우아하게 보이지만, 마찬가지로 일종의 장사일 뿐이다. 무엇을 파는가? 감각과 재미를 팔고, 성공과 출세를 팔고, 품격과 격조를 팔고, 역사와 전통을 팔고, 국가와 민족을 판다. 나에겐 팔 물건이 없다. 나에게는 작은 텃밭에서 나온, 기껏해야 가까운 이웃과 나눠먹을 야채 밖에는 없다. 물건을 많이 팔려면 처음부터 큰 밭을 장만하고, 사람들이 좋아할 작물을 심었어야만 했다. 나는 팔리지 않는 글을 쓴다. 그러면서 많이 팔리기를 바란다면 어리석은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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