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이야기

回談의 시절이 시작되다

검하객 2014. 5. 31. 22:13

앞으로 10년은 나를 사로잡았던 옛 사람들과 돌아가며 이야기를 나누고, 대화록을 남길 것이다. 정식 대화 상대는 사마천, 김성탄, 박지원, 일연, 이상이지만, 아마 이보다 훨씬 많은 사람들이 탁자로 모셔질 것이다. 콜롬비아산 커피, 체코에서 만든 보드카, 쿠바산  시가 등이 준비될 것이다. 함께 야간비행에 나서거나 먼 고대로의 여행을 떠날 것이다. 산투리 리듬을 타며 초원 위에서 춤을 출 것이다. 비겁하고 교활한 지식인을 조롱하고, 위선적이고 영악한 관리들에게 침을 뱉을 것이다. 뒷골목 건달과 어깨동무하고 유곽을 찾아들 것이다. 이 동행과 대화의 몇몇 장면이 남겨진다면 다행이고 아니어도 그만이다. 나는 세상의 아주 작은 부분을 알 수 있을 뿐이다. 남보다 더 많지도 크지도 않은 내 몫의 사랑과 책임과 분노와 풍자와 절망이 있다. 그걸 소비하면서 소멸해갈 뿐이다. 그걸 회피하거나 모면하려고만 하지 않으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