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후, 내일 수업 준비가 끝나고 한가하기에 영화 한 편을 골랐다. 제목은 <홍금보의 보디가드>, 원제는 <特工爺爺>. 배경은 러시아와 국경을 맞대고 있는 흑룡강성의 綏鎭市. 수진시, 한참을 찾았으나, 곧 가상의 도시임을 알게 되었다. 綏芬河를 모델로 한 듯하다. 후반부에 나오는 과도한 무술 액션을 빼면 모두 괜찮다. 주인공은 66세의 딩(丁)노인(홍금보 역), 베이징의 중앙정보경호국을 은퇴한 무술고수인데, 손녀딸을 잃어버리고 딸과 헤어진 뒤 고향에 돌아와 심심하게 세월을 보내고 있는, 치매 초기 증상을 앓고 있는 인물이다. 이웃집의 李春花, 12살 쯤 된 초등학교 여학생, - 아버지는 도박중독자이고 엄마는 집을 나갔다 - 딩노인의 친구가 되며, 영화의 나레이터이다. 박할머니, 딩노인을 좋아하고 잘 돌봐주는 이웃집 할머니, 성씨도 그렇지만 극중에서 조선족으로 나온다. (* 다만 박할머니의 아들도 박씨로 - 경찰서 부서장 - 나오는 것이 조금 어색하다. 나는 박씨만으로도 반가웠다!) 이춘화의 도박중독자 아버지(유덕화 분), 빚 때문에 좇기다 갱단에게 죽임을 당하는데, 막판에 딸에 대한 애틋한 마음을 보여준다. 골목길 풍경과 집안 모습 등은 과장되지 않아서 좋았다. 기차역 건널목에 늘 앉아있는 세 명의 노인, 모든 것도 잃고 기억마저 잃어가는 딩노인의 모습도 괜찮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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