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열흘 이상 李斯의 일생을 동행했다. 성공했다가 실패를 맛본, 인생의 양 극단을 체험하며 몰락한 사람들의 일생 이야기는 상세하다. 분량도 많고, 인용문도 많고 어려운 말도 많아 다 읽고 옮기는데 꽤 많은 시간이 들었다.
上蔡(하남성 駐馬店市 상채현) 출신의 가난한 수재였던 이사는 쥐가 사는 모습을 보고 크게 깨닫는다. 천하의 정세를 파악한 그는 秦나라를 선택하는데, 그 이유를 스승 순경에게 설명한다. 당시 진나라의 권력자는 呂不偉였다. 여불위의 문객으로 벼슬에 나아갔다. 마침 기원전 247년 莊讓公이 죽고 13세의 어린 왕이 즉위하였다. 바로 뒷날 진시황이 되는 인물이다. 이사는 시황에게 유세하여 어리지만 대담한 군주의 마음을 사로잡는다. 진나라 사람들이 텃세를 부려 외국 출신들을 쫓아내려 하자 한 장의 편지로 논란을 잠재운다. <諫逐客書>이다. 이로부터 20여 년, 이사는 진나라 천하통일의 1등항해사였다. 이사의 부귀는 극도에 달했다. 이사는 극에 달한 부귀영화를 불안해했다. 여기까지 전체의 분량은 1/3이 채 못된다.
기원전 210년 7월 진시황이 순행 중에 죽었다. 이사는 조고의 유혹을 뿌리치지 못했다. 이로부터 2년 뒤인 208년 7월 이사는 모진 고문을 당한 끝에 처형되고 삼족이 멸해졌다. <간축객서>의 이사의 통찰력을 보여주는 글이라면, 가칭 <請督責書>는 이사의 몰락과 멸망을 대변하는 글이다. <이사열전>은 앞 뒤로 두 편의 상서가, 전체의 두 눈처럼 빛난다. 마치 "열하일기"에서 <호질>과 <허생>이 두 눈인 것처럼 말이다. 사마천은 이사 인생에 있어 성공의 긴 인생은 1/3 분량으로 처리하고, 마지막 몰락의 짧은 과정에 2/3 이상을 할애했다. 앞 부분 서사의 주인공은 이사이지만, 뒷부분의 주역은 조고이다. 사마천의 조고의 삶을 이사열전에 배치하여, 이사의 삶에 드리운 조고의 그늘을, 조고의 유혹을 뿌리치지 못한 이사의 실책을 보여주려 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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