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고해진 계급은 잠복되어 있고, 구조화된 폭력은 은폐되어 있다. 계급사회의 특징은, 사람들의 사회적 계급이 제도적으로 결정되어 있어 개인의 노력으로는 이를 극복할 수 없다는 점이다. 이런 사회에서는 계급에 의한 폭력이 관습적으로 용인될 뿐 아니라 법의 보호를 받는다. 신계급사회는 계급과 폭력이 숨어있어 웬만한 노력과 안목이 아니고는 인지할 수 없다. 땅콩 회항이나 백화점 지하주차장 세 모녀 사건은, 거위털 잠바에서 용케 빠져나온 깃 두 개에 불과하다. 한국사회는 이 현상이 더 심하다. 특권 계층의 독과점이 공공연하며 정당하게 인식된다. 그렇게 조장하고 이를 합리화하는 소수의 계급이 있고, 아무것도 모르고 여기에 동조하는, 삶이 피폐해지면서도 처방을 구할 데를 찾지 못하는 다수의 다수의 계급이 있다. 이대로 가면 공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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