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밖에서 아이들과 얘기하던 중, 딸아이가 오늘이 미국의 독립선언기념일이란다. 그래? 그게 언제 일이지? 셋 다 말문이 막혔다. 미국이 언제 독립했던가? 확인해보니 1776년, 약 250년 전의 일이다. 1776년이면 영조가 죽고 정조가 왕위에 오른, 홍대용은 46세, 박지원은 40세, 박제가는 26세이던 해이다. 1776년이 새롭게 다가온다.
오늘 오랜만에 우미영과 영화를 보았다. 센트럴파크 메가박스, <마네의 제비꽃 여인>, 19세기 인상파 화가 에두아르 마네(1832~1883)과 베르트 모리조(1841~1895)의 미술 세계에 관한, 지루하지만 재미있는 영화. 이야기는 1865년의 어느 날부터 시작된다. 1857년에 <보바리부인>(플로베르)과 <악의 꽃>(보들레르)가 , 1862년에 <레미제라블>(빅토르 위고)가 출판되었으니, 마네와 모리조의 사연도 19세기 중반 프랑스 문화의 흐름 속에 놓여있는 이야기겠다. 1870년 파리가 독일에 의해 함락된 사건이 나오는데, 찾아보니 1870~1871년 사이의 보불전쟁이다. 몇 편의 그림과 탄생 사연을 알게 된 것만으로도 좋았다. 결혼을 하지 않던가 한 남자에게 가겠다는 꿈꾸는 베르트 모리조 자매의 이야기는, 전기 <최치원>의 쌍녀를 연상시켰다. 고집 센 베르트 모리조 배역의 마린느 텔테르메의 연기가 좋다. 기념으로 마네와 모리조의 작품 몇 점을 구하여 전시한다. 위 두 편은 마네의 그림 <제비꽃과 부채>, <피리 부는 소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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