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마도 사기열전 70편 중에서 가장 지루하고 읽기 어려운 글일 것이다. 사마상여의 행적을 다룬 사마천의 글이야 뭐 분량도 많지 않고 순탄하지만, 조금도 깎아내지 않고 전재한 사마상여의 글 7편이 정말 난해하다. (「遊獵賦」, 「大人賦」, 「告諭巴蜀父老檄」, 「帝王德化論」, 「諫帝王用力之方疏」, 「宜春宮弔二世辭」, 「請行封禪書」) 밑줄 친 5편은 임의로 부친 제목이다. <사마상여열전>의 번역을 시작하고 틈 날 때마다 하다 말다를 반복한 지가 적어도 8,9개월은 된 듯하다. 많은 곳이 미진하고 특히 사마상여의 글은 10번을 더 본대도 자신 없지만, 오늘 씨밀레에 출근하여 아쉬운대로 작업을 마쳤다. 하늘이 맑고 투명하다. 사마천은 왜 이 글들을 모두 실었을까? 집안 사람이라 관대했던가, 깎고 덜기가 귀찮았던가, 버릴 게 없는 명문으로 보았던가? 사마상여의 글은 정말 부화하고 사치스러운, 수사가 옛날 장마철 황하처럼 범람하는 글이다. 子虛와 烏有先生과 無是公의 인물 설정은 정말 무릎을 치게 할 만큼 기발하다. 양웅의 말처럼 말은 넘쳐도 그 요지는 節儉 두 글자로 요약된다. 자신은 말을 빗물처럼 낭비하면서, 이 또한 아이러니이다. 의춘궁에서 2세를 조상한 글이다. 기념이다.
비탈진 높은 언덕에 올라가더니, 나란히 치솟은 궁궐로 들어갔도다. 曲江의 물가에 다가가서는 멀리 층층 남산을 바라보았네. 바위투성이 산의 깊이 알 수가 없고, 골짝은 시원하게 트여있구나. 물살은 쏜살처럼 흘러 그침이 없어, 주변의 넓은 땅에 모여드누나. 숲의 나무들은 우거져 있고, 대숲도 뒤질세라 울창하도다. 동쪽의 토산으로 말을 치달려, 자갈 위 여울물을 건너보았네. 흥얼흥얼 천천히 거닐다가는, 2세 무덤 들러서 슬픔에 젖네. 몸가짐이 근실치 못해, 권세 잃고 나라는 없어졌도다. 참소의 잘못을 깨닫지 못해, 종묘사직 영원히 없어졌도다. 아아 슬퍼라, 몸가짐을 바르게 갖지 못했네. 돌보는 이 없어 무덤에는 잡초가 우거져 있어, 혼령은 어디 가서 제삿밥도 먹지 못하네. 세월이 아득하게 흘러가리니, 세월 가면 갈수록 사정은 암담하리라. 도깨비는 하늘로 날아올라서 구천 지나 영원히 사라져 갔네. 아아 슬퍼라!
登陂阤之長阪兮, 坌入曾宮之嵯峨. 臨曲江之州兮, 望南山之參差. 岩岩深山之谾谾兮, 通谷豁兮谽谾. 汩淢噏習以永逝兮, 注平皋之廣衍. 觀眾樹之塕萲兮, 覽竹林之榛榛. 東馳土山兮, 北揭石瀨. 彌節容與兮, 曆吊二世. 持身不謹兮, 亡國失勢. 信讒不寤兮, 宗廟滅絕. 嗚呼哀哉!操行之不得兮, 墳墓蕪穢而不修兮, 魂無歸而不食. 敻邈絕而不齊兮, 彌久遠而愈佅. 精罔閬而飛揚兮, 拾九天而永逝. 嗚呼哀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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