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화

오란의 죽음 (2011.7.9)

검하객 2012. 8. 13. 14:57

그제 밤 1시쯤 "대지"를 100쪽 정도 읽었다. 왕룽과 오란은 노력에 운이 더해져 큰 부자가 되었다. 마침 어느 해 여름 북쪽 큰 강의 제방이 터져 온 마을이 물바다가 되었다. 왕룽윤 무료함을 이기지 못해 성 안 출입을 하다가 기루에서 연화를 만나 푹 빠졌고 급기야는 소실로 들이게 되었다. 오란은 상심에 젖었으나, 여전히 말없이 자기 일에만 열중하였다. 그러다가 끝내 몸져 누웠다. 죽음이 얼마 남지 않았던 것이다. 왕룽은 크게 미안했다. 평생 자기 주장도 내력도 말하지 않고 그저 일만 해온 오란이지만 남편이 자기를 버리자 상처가 도져 큰 소리로 운다. 의식이 혼미한 중에는 어릴 적 부모에게서 팔리던 때, 황부자집에서 매를 맞을 때의 상황이 애처로운 목소리로 흘러나왔다. 결국 오란은 죽고 만다. 산동에서 태어나 10살 무렵 황부자집에 팔렸다. 하루도 매를 맞지 않은 날이 없이 고된 일에 시달리다가 20살 무렵에 가난한 농부 왕룽과 혼인했다.몸을 돌보지 않고 억척스럽게 일했고, 혼자 아이를 낳아 길렀으며, 극단의 순간에는 과감하게 판단하고 지혜롭게 행동하여 위기를 넘겼다. 큰 부자가 되었다. 하지만 남편은 소실을 맞이했고, 황부자집에서 자기를 구박하던 두견도 집안데 두었다. 그래도 불평 한마디를 못하다가 병들어 죽었다. 그녀의 제일 큰 자부심은 아들들을 낳은 것이다. 한 시간 남짓 사이에 10여 년 세월이 흘렀고, 오란은 슬프디 슬픈 인생을 마감했다. 깊은 밤 방은 더더둑 짙은 허무감으로 가득했다. 아버지와 어머니의 가여운 삶도 생각나고. 슬픔에 휘감겨 겨우 잠자리에 들었으나, 그 기분은 좀처럼 가시지 않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