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피 전문점에 마주 앉으면 아내는 부처가 되고 사면이 되고 시인이 된다. 장광설법이 끝없이 가끔 신의 말씀을 토해내고 튀기는 침은 잠언경구가 되어 날린다. 말씀이 길어지면 다리를 바꿔 꼬기도 하고 슬쩍 눈길을 피해 창밖을 물끄러미 바라도 보지만 언제 목덜미를 내려칠 죽비가 두려워 보설이 쏟아지는 입을 바라보는데 눈꺼풀은 내려 앉기 직전이라 영상이 흔들린다. 티셔츠 앞의 "Art makes everything awesome"의 의미를 고민하느라 눈에 힘을 주어 실상을 은폐한다. 설법은 아이들 문제, 며칠 전에 마신 술집을 지나간다. 또 그 속에 세월이 흘러간다. 일요일이면 보상 없이 신의 말씀을 들으러 가는 사람들처럼, 일없이 찻집을 찾아 아내의 설법을 듣는 일이 많아질 것이다.
'시화' 카테고리의 다른 글
| 할단새, 빗새, 가시나무새 (0) | 2012.08.13 |
|---|---|
| 매미날개, 낮달, 씨쓰루 (2011.9.6) (0) | 2012.08.13 |
| 샤먼과 시인 (0) | 2012.08.13 |
| 여신과 어머니, 그리고 대지 (0) | 2012.08.13 |
| 오란의 죽음 (2011.7.9) (0) | 2012.08.13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