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단강 편지

소별 (5.23)

검하객 2016. 7. 3. 21:18

공항 가는 택시 안에서

나는 이미 혼자서 되돌아오고

그도 벌써 먼길을 떠나고 있다

맥빠진 손 서로 포개 잡으며

방에는 적막의 그림자가 짙게 드리워지고

두 편의 드라마가 저항 없이 삼켜지는데

그 사이 몸의 樹液 모두 증발되었다

말은 출구를 찾지 못하고

입 안에서 바닥을 긁고 있는데

남포에서 정인을 떠나보내고

돌아서 바위처럼 주저앉아서

초점 잃은 눈으로 먼 산을 보던

기녀의 다홍치마가

서럽게 아름다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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