不擇細流

허구의 참과 맛 (중국 소설론 몇 제)

검하객 2012. 9. 17. 11:22

 

 종이 가득 황당한 말들 뿐이나   滿紙荒唐言

 한 번 보면 아픔의 눈물 흘리네  一把辛酸淚

 작자는 바보라고 모두 말하나    都云作者痴

 뉘라서 그 속 맛을 알고 있는지  誰解其中味  조설근, "홍루몽"에서

 

 수호전의 사건들은 모두 가짜인데, 말하면 도리어 진짜와 똑같으니 이것이 묘한 까닭이다. 근래 문집을 보면 진짜 일을 가지고도 말해서 가짜로 만들어버리는 경우들이 있으니 참으로 둔한 사람이다. 이들이 어찌 시내암 나관중과 더불어 奴가 될 수 있겠는가! (作奴를 어떻게 풀이한담?)

 水滸傳事節都是假的, 說來却似逼眞, 所以爲妙. 常見近來文集, 乃有眞事說做假者, 眞鈍漢也. 何堪與施耐庵羅貫中作奴. (容本 수호전 총평)

 

 문장은 환상이 아니면 아름답지 않고, 환상은 지극하지 않으면 현란하지 않으니, 이로써 천하의 지극히 환상적인 일이 곧 지극히 참된 일이며, 지극히환상적인 이치가 곧 지극히 참된 이치임을 알 수 있다. 그러므로 참을 말함은 환을 말함난 못하고, 부처를 얘기함은 마귀를 얘기함만 못하다. 마귀는 다른 게 아니라 곧 나이다. 내가 변화하여 부처가 되니, 부처가 아니면 모두 마귀이다. 

  文不幻不文, 幻不極不幻. 是知天下極幻之事, 乃極眞之事, 極幻之理, 乃極眞之理. 故言眞不如言幻, 言佛不如言魔. 魔非他卽我也, 我化爲佛, 未佛皆魔.

    袁于令, 西遊記題詞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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